이정후, MLB서 장타자로 진화…데뷔 첫 2경기 연속 홈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27)가 미국 무대에서 새로운 타격 유형으로 각인되고 있다. KBO리그에서 정교한 컨택과 출루 능력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중장거리 타자로 변화를 꾀하며 자신의 입지를 확장 중이다.

정교함을 넘어 장타력까지…MLB서 달라진 타격 스타일

이정후는 KBO 시절 통산 타율 0.340,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기록한 대표적인 교타자였다. 하지만 미국 무대에선 스윙 메커니즘을 조정하며 더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홈런과 2루타 비중이 상승했고, 장타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이정후는 7회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경기에서 3점 홈런을 날린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포로 시즌 6호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연속 경기 홈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3번 타순에 배치된 그는 앞선 세 타석에서 아웃됐지만, 7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시속 138km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는 시속 163.7km, 비거리는 약 120m로 측정됐다.

경기 성적은 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타율은 소폭 하락해 0.286이 됐지만, 장타 생산 덕분에 OPS는 0.812로 상승했다. 컨택 중심의 타격 스타일에서 벗어나 장타 능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타자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막판 추격에도 불구하고 7-8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홈런은 팀의 중심타자로서 확고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팀은 이번 시리즈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마무리했고, 17일부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새로운 3연전에 돌입한다.